젤리를 먹을 때 느껴지는 쫀득하고 탱글한 식감은 단순히 설탕을 많이 넣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젤리의 종류와 제조법에 따라 젤라틴, 펙틴, 한천, 카라기난, 젤란검 등 서로 다른 겔 형성 재료가 사용되며, 산도와 수분, 당류, 가열 조건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정 제품을 건강식품처럼 평가하기보다, 젤리의 겔 형성 과정에서 어떤 성분이 어떤 기술적 역할을 하는지를 식품첨가물의 기능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젤리의 ‘쫀득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젤리의 기본적인 식감은 액체 상태의 혼합물이 일정한 구조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을 식품공학에서는 일반적으로 겔화(gelation)라고 합니다.
겔은 단순히 물을 굳힌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겔을 형성하는 물질이 식품 속에서 일정한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 안에 물이나 다른 성분이 머물면서 반고체 형태의 식감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젤리를 만들 때는 단순히 “어떤 첨가물을 넣었는가”만 보는 것보다 어떤 겔화 성분을 사용했는지, 당류와 산도는 어떤 조건인지, 가열과 냉각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안전성·신선도·맛·향·질감·외관 등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여러 기술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도 식품첨가물의 대표적인 사용 목적 가운데 식감 개선을 포함하고 있으며, 펙틴(E440)처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도 식품첨가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젤라틴과 식품첨가물은 같은 것일까?
젤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성분 중 하나가 젤라틴입니다.
젤라틴은 단백질성 원료로 젤 형성에 이용될 수 있으며, 젤리 특유의 탄력 있는 식감을 만드는 데 활용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젤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모든 겔 형성 물질이 식품첨가물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식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물질과 식품첨가물은 표시와 법적 분류에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젤리의 원재료명에 젤라틴이 들어 있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식품첨가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펙틴, 한천, 카라기난, 젤란검 등은 특정 식품에서 겔화제, 증점제, 안정제 등의 기술적 기능을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즉, 젤리의 식감을 분석할 때는
젤 형성 원료 = 모두 식품첨가물
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펙틴은 젤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펙틴은 과일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다당류로 알려져 있으며, 식품에서는 겔 형성에 활용됩니다. EFSA 역시 펙틴을 E440으로 표시되는 식품첨가물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특히 과일을 이용한 젤리나 잼류에서는 펙틴의 겔 형성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펙틴은 아무 조건에서나 동일하게 굳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되는 펙틴의 종류와 제품의 당도, 산도, 수분 조건 등에 따라 겔 형성 특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 때는 단순히 펙틴을 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점도와 탄력, 형태 유지 정도를 고려해 제조 조건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천은 왜 젤리 제조에 사용될까?
한천 역시 겔 형성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소재입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자료에서는 한천(agar)에 INS 406이라는 국제번호가 부여되어 있으며, 식품에서 증점·안정화 등과 관련된 기능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FAOHome)
한천을 이용한 제품은 젤라틴을 사용하는 제품과 식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젤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겔 형성 소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탄력이나 부서지는 느낌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젤리의 식감을 비교할 때는 제품명만 보는 것보다 원재료명에서 겔 형성에 관련된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카라기난과 젤란검도 겔 형성에 이용될까?
카라기난과 젤란검 역시 식품의 점도와 구조를 조절하는 데 활용되는 성분입니다.
Codex 자료에서는 카라기난(INS 407)이 증점·안정화와 같은 기능과 관련해 분류되어 있으며, 여러 식품첨가물의 기능은 하나의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고 식품과 사용 조건에 따라 여러 기능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FAOHome)
젤란검 역시 식품의 구조와 분산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Codex 관련 자료에서도 젤란검과 같은 성분의 기능과 기술적 목적을 식품의 특성 및 사용 식품군과 연결하여 검토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FAOHome)
이러한 점은 식품첨가물을 이해할 때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성분이 “증점제”로 분류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제품에서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식품에서는 농도, 온도, 산도, 다른 원료와의 상호작용 등에 따라 최종적인 식감과 물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탕과 산도도 젤 형성에 영향을 줄까?
젤리의 식감은 겔 형성제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과일 젤리나 잼처럼 펙틴을 이용하는 제품에서는 당류와 산도, 수분 등의 조건이 겔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Codex의 잼·젤리 관련 자료에서도 펙틴의 겔 형성 조건과 pH 조절, 겔 형성 과정 등이 기술적 관점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습니다. (FAOHome)
따라서 젤리 제조는 다음과 같은 여러 조건이 맞물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료 선택 → 배합 → 가열·용해 → 산도 및 수분 조건 조절 → 겔 형성 → 냉각 → 최종 식감 형성
이 가운데 어느 한 단계만으로 젤리의 최종 식감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젤리라도 식감이 다른 이유
마트에서 판매되는 젤리를 비교해 보면 어떤 제품은 말랑하고 쉽게 씹히는 반면, 어떤 제품은 탄력이 강하고 오래 씹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차이는 여러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겔 형성 소재의 종류입니다.
젤라틴, 펙틴, 한천, 카라기난, 젤란검 등은 서로 다른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배합 비율과 제조 조건입니다.
같은 성분을 사용하더라도 얼마나 사용했는지, 어떤 온도에서 처리했는지, 냉각 조건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최종적인 물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는 당류와 산도 등의 조성입니다.
특히 펙틴을 이용하는 제품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겔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는 제품의 목표 식감입니다.
제조업체는 제품 특성에 따라 부드러운 식감, 탄력 있는 식감, 형태 유지, 절단성 등을 고려해 원료와 첨가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재료명에서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까?
젤리를 구입하면서 식품첨가물의 역할을 확인하고 싶다면 제품 포장의 원재료명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젤라틴
펙틴
한천
카라기난
젤란검
다만 성분 이름만 보고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을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식품첨가물은 허용된 용도와 사용기준에 따라 관리되는 것이 기본이며,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을 고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식약처 사이트에는 2026년 7월 13일 반영된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고시전문(제2026-50호)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따라서 특정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좋다” 또는 “나쁘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어떤 물질인지, 어떤 기능으로 사용되는지, 해당 식품에서 허용되는 기준은 무엇인지를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식품첨가물의 이름보다 기능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 이유
식품첨가물 이름은 일반 소비자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보고 판단하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겔화제”라는 기능은 식품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적 목적을 의미합니다. “증점제”는 식품의 점도를 높이는 기능과 관련되고, “안정제”는 식품의 상태가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기능과 관련됩니다.
Codex에서는 식품첨가물의 기능을 기능적 등급(functional class)과 기술적 목적(technological purpose)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FAOHome)
이처럼 식품첨가물을 이해할 때는 성분 이름 → 기능 → 사용 목적 → 사용 식품 → 기준의 순서로 살펴보면 훨씬 객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젤리의 쫀득함을 식품첨가물 하나로 설명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렵습니다.
젤리의 쫀득한 식감은 겔 형성 소재뿐만 아니라 원료의 조성, 수분, 당류, 산도, 가열, 냉각 및 제조 조건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또한 젤라틴처럼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과 펙틴·한천·카라기난·젤란검처럼 식품첨가물로 사용될 수 있는 성분을 동일한 범주로 묶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젤리에 첨가물이 들어갔다 = 식품에 문제가 있다” 또는 “천연 성분이다 = 무조건 안전하다”와 같은 단순한 판단보다는 성분의 실제 기능과 식품에서의 사용 목적, 공식적인 기준을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과 식품안전나라의 식품첨가물 관련 자료, 국제적으로는 Codex GSFA 및 EFSA 등의 공식 자료를 함께 참고하면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주 묻는 질문
Q. 젤리를 쫀득하게 만드는 성분은 모두 식품첨가물인가요?
아닙니다. 젤라틴처럼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도 있으며, 펙틴·한천·카라기난·젤란검 등은 식품에서 특정 기능을 위해 식품첨가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펙틴은 무엇인가요?
펙틴은 과일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다당류이며, 식품에서는 겔 형성 등의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EFSA는 펙틴을 E440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Q.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젤리는 피해야 하나요?
첨가물의 존재 여부만으로 제품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국내 식품첨가물은 허용된 용도와 사용기준에 따라 관리되므로 해당 성분의 기능과 사용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Q. 같은 젤리인데 제품마다 식감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겔 형성 소재의 종류와 배합, 당류와 수분, 산도, 가열 및 냉각 조건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참고한 공식 정보원
※ 이 글은 식품첨가물의 기능과 식품 제조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제품의 섭취를 권장하거나 건강상 효능을 주장하는 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