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이라고 하면 완성된 식품에 마지막으로 한 번 넣는 성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식품 제조 과정에서는 원료를 혼합하는 단계, 가열하기 전, 가열 과정, 냉각 과정, 충전·포장 전 등 제품의 특성과 첨가물의 목적에 따라 사용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첨가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이 들어갔는가’뿐 아니라 ‘언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품첨가물은 왜 제조 과정에서 사용될까?
식품안전나라에서는 식품첨가물을 식품을 제조·가공 또는 보존하는 과정에서 식품에 첨가·혼합·침윤 등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물질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식품첨가물은 단순히 완성된 제품의 맛이나 색을 바꾸기 위한 물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조·가공 과정에서 일정한 기술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식품안전나라)
국제적으로도 Codex는 식품첨가물을 제조, 가공, 조리, 처리, 포장, 운송 또는 보관 과정에서 기술적인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첨가물의 사용 시점을 특정한 한 단계로 제한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식품 제조의 여러 과정에서 필요한 시점에 사용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FAOHome)
식품첨가물은 아무 때나 넣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제조업체는 식품첨가물을 원하는 시점에 자유롭게 넣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식품첨가물은 물질의 종류뿐 아니라 사용하는 식품의 유형과 사용 목적, 사용량 등에 따라 관련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첨가물의 사용기준을 식품 유형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알기 쉽게 찾아보는 식품첨가물의 사용기준」을 배포했습니다. 식약처는 최신 기준이 필요한 경우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의 개정 내용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따라서 “이 첨가물은 몸에 좋은가, 나쁜가”라는 단순한 질문보다 먼저 해당 식품에 사용이 허용되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사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반죽을 만드는 단계에서 사용하는 경우
대표적으로 빵과 같은 제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밀가루, 물, 효모, 소금 등의 원료를 섞어 반죽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제품의 물성이나 반죽의 특성을 조절하기 위한 여러 원료가 함께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식품첨가물이 반죽의 점도나 물성을 조절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완성된 빵에 뿌리는 것보다 반죽 단계에서 다른 원료와 균일하게 섞는 것이 기술적으로 적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첨가물의 이름만 보고 사용 시점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조공정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같은 식품첨가물이라도 식품의 형태와 제조 방식에 따라 필요한 공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가열하기 전에 넣는 경우
소스, 즉석식품, 가공육, 일부 가공식품처럼 제조 과정에서 가열 공정을 거치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원료를 혼합한 뒤 가열하기 전에 특정 식품첨가물을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첨가물이 가열 전 사용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열에 의해 성질이 변하거나 원하는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성분도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첨가물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제조공정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식품첨가물은 가열하면 없어지는가?”와 같은 질문도 모든 성분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성분별 특성과 실제 제조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가열 과정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일부 식품에서는 가열 과정 자체가 제품의 중요한 제조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소스나 조리식품을 제조할 때 원료를 혼합한 뒤 일정한 온도에서 가열하는 과정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때 첨가물이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가열 전후의 사용 시점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식품첨가물과 가공보조제는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Codex는 가공보조제를 원료나 식품의 처리 또는 가공 과정에서 특정한 기술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지만 최종 식품에서는 비의도적으로 잔류하거나 그 유래 물질이 남을 수 있는 물질로 별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FAOHome)
따라서 제조공정에서 사용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같은 표시와 관리 방식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4. 냉각 단계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식품 제조에서 의외로 중요한 과정이 바로 냉각입니다.
가열한 식품을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에서 냉각하면서 제품의 형태와 물성을 안정화하는 식품도 있습니다.
특히 젤리, 소스, 가공치즈, 디저트류처럼 점도나 구조가 중요한 제품에서는 냉각 과정이 완성된 제품의 식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겔을 형성하는 성분은 물과 함께 가열·혼합된 뒤 냉각하면서 원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첨가물은 넣는 순간 바로 최종적인 기능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혼합, 가열, 냉각 등의 여러 공정이 이어지면서 원하는 특성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5. 음료는 혼합과 충전 과정이 중요하다
탄산음료나 과채음료와 같은 음료는 고체 식품과 제조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원료를 물에 혼합하고 당류나 산도 관련 성분, 향료 등을 제품의 특성에 맞게 조정한 뒤 여과, 살균, 냉각, 충전 등의 공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떤 성분을 언제 넣는지는 제품의 제조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향과 관련된 성분은 원하는 향 특성이 유지되도록 제조 조건을 고려해야 하고, 산도와 관련된 성분은 제품의 pH 및 다른 원료와의 상호작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음료 라벨에 ‘산도조절제’라고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소비자가 그 성분이 제조 과정의 어느 순간에 들어갔는지를 라벨만 보고 정확하게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원재료명은 사용된 원료와 표시 대상 성분을 알려주는 정보이지 제조공정 전체를 보여주는 공정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6. 가공치즈는 혼합과 가열이 중요한 사례다
가공치즈를 생각하면 식품첨가물의 사용 시점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가공치즈 제조에서는 치즈 원료를 혼합하고 가열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균일한 상태와 원하는 물성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유화와 관련된 성분은 지방과 수분을 포함한 여러 구성 성분이 제품 안에서 균일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조공정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식품첨가물의 기능은 제품이 완성된 이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원하는 형태로 변화하도록 돕는 역할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7. 햄과 소시지는 원료 혼합 단계가 중요하다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 역시 제조공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료육을 준비하고 다른 원료와 혼합한 뒤 성형, 가열, 냉각 등의 과정을 거치는 제품에서는 각 단계에 필요한 원료와 첨가물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제품의 보존성이나 색, 물성 등에 영향을 주는 성분은 해당 기능이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공정에서 사용됩니다.
다만 특정 식품첨가물이 사용됐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제품 전체를 안전하거나 위험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식품첨가물의 안전성 관리는 단순히 사용 여부가 아니라 허용된 물질인지, 해당 식품에 사용 가능한지, 사용기준을 지켰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식품안전나라 자료에서도 식품첨가물의 기준 설정 과정에서 안전성 자료뿐 아니라 기술적 정당성과 사용 목적 및 필요성을 함께 검토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식품안전나라)
식품첨가물 사용량도 중요한 이유
식품첨가물은 많이 넣는다고 반드시 기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Codex의 식품첨가물 우수제조관리기준(GMP)은 원하는 기술적 효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사용량을 제한하고, 식품에 불필요하게 남는 양은 가능한 범위에서 줄이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FAOHome)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첨가물의 사용기준을 정할 때 사용 목적과 1일섭취허용량(ADI) 등을 검토하는 원칙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식품안전나라)
따라서 식품첨가물의 제조공정을 이해할 때는 언제 넣는가와 함께 왜 넣는가, 얼마나 사용하는가, 어떤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품첨가물 사용 시점을 식품별로 정리하면
| 식품 유형 | 제조 과정의 예 | 첨가물 사용을 이해하는 핵심 |
|---|---|---|
| 빵 | 반죽 → 발효 → 성형 → 굽기 | 반죽의 물성과 제품 특성 고려 |
| 음료 | 원료 혼합 → 처리 → 냉각·충전 | 용해성, 향, 산도 및 제조조건 고려 |
| 젤리 | 혼합 → 가열 → 성형 → 냉각 | 겔 형성과 냉각 과정 고려 |
| 가공치즈 | 원료 혼합 → 가열·가공 → 성형 | 균일한 물성과 유화 상태 고려 |
| 햄·소시지 | 원료 준비 → 혼합 → 성형 → 가열 → 냉각 | 제품의 물성·보존성 등 목적 고려 |
| 소스 | 원료 혼합 → 가열 → 냉각·충전 | 점도와 산도 등 제품 특성 고려 |
이 표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첨가물이 반드시 해당 단계에서 사용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식품 제조공정에 따라 첨가물을 투입하는 시점과 목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가 라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식품 라벨을 보고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표시된 기능 등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제조공정이나 투입 시점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원재료명에 ‘잔탄검’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그 제품의 잔탄검이 반죽 단계에서 들어갔는지, 가열 전에 들어갔는지, 다른 원료와 함께 제조됐는지를 라벨만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조공정은 업체의 제조 방식과 제품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라벨에서는 ‘무엇이 들어갔는지’와 ‘어떤 기능의 성분인지’를 확인하고, 제조 시점은 식품의 제조공정이라는 별도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식품첨가물을 볼 때 기억할 4가지
첫째, 식품첨가물은 완성된 식품에 마지막으로 넣는 성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둘째, 사용 시점은 첨가물의 기능과 식품의 제조공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같은 첨가물이라도 식품 유형과 제조 조건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첨가물의 이름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지 말고 공식적인 사용기준과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첨가물에 관한 국내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과 관련 안내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식약처는 식품 유형별 사용 가능한 식품첨가물과 기준을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제적인 기준을 확인하고 싶다면 FAO·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와 Codex Alimentarius의 자료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Codex GSFA에서는 식품첨가물의 기능적 분류와 INS 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FAOHome)
마무리
식품첨가물은 식품 제조의 어느 한 순간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에 따라 원료를 혼합하는 단계부터 가열, 냉각, 성형, 충전 등의 과정에서 필요한 시점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첨가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이 들어갔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사용했으며, 제조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라는 관점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식품첨가물의 사용 여부만으로 제품을 좋거나 나쁘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식품 유형별 사용기준, 사용 목적, 사용량, 공식적인 안전성 평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객관적인 식품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제조 단계는 식품공정의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제품의 구체적인 첨가 시점은 제조업체의 공정과 제품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준을 확인할 때는 최신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와 식품첨가물 기준·규격을 우선적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